제가 최근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에, 'K팝 스타' 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달하는 과정이, 게임 기획자가 게임을 기획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K팝 스타' 는 3명의 음악 프로듀서(4시즌 현재,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가 제작자의 입장에서 K-POP 을 선도할 수 있을만한 인재를 뽑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오디션과 다르게, 이미 완성된 가수를 선별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질을 갖춘 인재를 뽑아 성장시켜나가는 프로그램이기 떄문에, 다른 오디션은 챙겨 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느낌의 오디션 과정을 가진 'K팝 스타' 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도전자들은 실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음악적인 기술, 기교가 뛰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정작 그런 기술과 기교보다 사람들에게 음악을 어떻게 전달하는가? 어떻게 음악을 표현하는가? 와 같은 부분이 심사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의 기술이나 기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감동 또는 그 밖의 무언가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은 음악에만 한정되는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라는 것 역시, 대상에게 특별한 경험을 시켜준다는 면에서 게임 기획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게임에 필요한 시스템, 시나리오, 컨텐츠 등을 구성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부분을 고려하고,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수정을 통한다면,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요? 수많은 게임들이 비슷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비슷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시스템, 시나리오, 컨텐츠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그러한 것들에 사용된 기술이 특별하거나, 독특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것의 이유를 'K팝 스타'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따금 느끼곤 합니다. 대부분의 게임 요소들은 마치 잘 부르는 가수의 노래처럼 기술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제 요소도 최소화 시키고, 다른 시스템들과도 잘 맞물려서 돌아갑니다. 하지만, 기교만 가진 가수 또는 기성 가수를 흉내내는 가수처럼,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감동, 특별한 경험이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처음 게임 기획 생활을 경험하다보면, 문제 요소를 최소화시키고, 다른 시스템과 연관관계를 따지고, 구현 단계를 구상하는 일이 중요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게임 기획자가 만든 결과물을 경험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흉내내는 가수, 기술만 있고 진심을 담지 못하는 가수가 우리들에게 감동과 특별한 경험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기술만 있는 게임 시스템, 문제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감동이 없는 게임 시스템 역시, 플레이어들에게 색다른 감동과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려운 일이 사실입니다. 기획자들은 경험에 앞서, 기술적인 부분을 신경쓰기에도 빡빡한 일정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 기획이란 결국 기계적인 부품을 생산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게임이라는 경험을 시켜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기획을 하는 동안,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경험을 시켜줄 것인가?' 라는 부분을 잊지 말고 계속 상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Kr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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