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전을 다녀왔습니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원래 미국에 위치한 국립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으나, 이번에 국립미술관이 리모델링을 하게 되어, 한국에서 전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크 로스코는 추상주의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본인은 '나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뿐이다.' 라며 추상주의 화가라는 표현을 꺼려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스티븐 잡스가 사랑했던 미술가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스티븐 잡스에 대한 것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크 로스코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을 전해듣고, 이런 미술가가 있었구나 하면서 부랴부랴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매력 있고, 관심가는 작품들을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매우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몇몇 작품이 사진 촬영 가능하도록 공개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포토존으로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마크 로스코가 이러한 장면을 보았다면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시회 곳곳에는 마크 로스코에 대한 글귀와 그의 생애 및 시대별 작품 변화에 대한 설명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리 그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고 온 덕분에, 전시회 작품들에만 철저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전시가 진행된 지 제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후 4시쯔음 전시회를 방문한 덕분에, 사람도 적어, 여유롭게 작품들을 살펴보며 매우 만족스러운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크 로스코가 전해주고 싶었던 작품 본연의 매력을 느끼기 위하여, 도슨트 장비도 대여하지 않고 작품들을 감상하였습니다.




 저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사실주의적 작품보다 추상주의에 가까운 작품을 좋아하고, 그러한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본디 '이야기' 라는 측면에서 거의 대부분의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라,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것을 감상 및 해석할 수 있는 추상주의적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그러한 측면에서 저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표현자체보다 그림에 담긴 감정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에 집중한 화가였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보며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하게 된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보는 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림에서 느끼는 감정도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다양한 작품 중 제 마음을 사로 잡은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비록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모든 작품을 감상한 후에 다시 되돌아가서, 한번 더 작품을 감상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하얀색 색채가 검은색 색채를 만나, 더 나아가지 못하는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것이 제가 요즘 느끼던 힘들어 하는, 어떠한 보이지 않는 실체를 표면에 드러나게 해주는 듯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제가 요즘 느끼는 힘들어 하던 그 무엇이, 바로 현실의 벽이라고 느끼는, 또는 저 자신의 한계라 느끼는 그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실체를 느끼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인 모르게 앓고 있던 병의 실체를 알게 된 마냥 기분이 개운했습니다. 




 그렇게 마크 로스코 전을 기분 좋게 감상하고,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마크 로스코전 기념품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엽서였습니다.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이 엽서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 가장 적게 판매되어 수북히 쌓여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토록 마크 로스코 전에서 느끼는 감정이 다양하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사로 잡았던 작품의 엽서를 한장 구입했습니다. 모작이라도 한점 구입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형편이 그렇게 넉넉치 않아, 엽서로 만족하였습니다.




 마크 로스코 전을 마친 후, 예술의 전달에 들릴 때면 항상 찾아가는 '바우하우스 까페' 에 들렸습니다. 이전에 방문했을 때 판매하지 않던, 크레이프 케잌과 핸드 드립 커피가 판매하고 있어서, 더욱 이번 예술의 전당 방문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해주었습니다.




 마크 로스코 전은 그 비싼 금전적 가치를 떠나, 저에게 다시 한번 추상주의의 매력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제가 부족하여, 그의 작품 중, 많은 이슈를 불러왔던 '레드' 라 사람들에게 불리워 지고 있는 작품에서 큰 감동을 느낄 수 없었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고단한 하루의 끝마침도 느낄 수가 있었으며, 풋풋한 사랑의 감정도 느낄 수가 있었으며, 차가운 공포 또는 끝없는 좌절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의 전시회는 마치 감정 전시회를 보는 듯 했습니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전시회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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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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